2004년 한림중학교 총동문회 개최
'한림중학교의 숨소리'를 듣는다
배한비 기자 bhb8912@hanmail.net
2004년도 한림중학교 총동문회가 오늘 8월 15일 모교 운동장에서 개최됐다.
오늘의 뜻깊은 행사를 치르는데 있어 어제 내린 비는 많은 사람들의 걱정을 샀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행사 당일은 비가내리지 않아 착오 없는 총동문회 친선체육대회가 될 수 있었다. 더욱이 비가 스치고 간 자리에 부는 서늘한 바람은 오늘의 행사를 더욱 기분 좋게 만들었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개최되는 총동문회.
여러 동문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답게 담소를 나누는 모습에서 그 옛날 아련한 동심의 추억을 자아내게 했다 .
경향각지에서 모교를 찾아와 담소를 나누며 잊지 못할 추억들로 웃음이 가시지 않는 선배님의 얼굴은 본교에 재학중인 나에게 신비로운 설렘의 대상이었다.
한림중학교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6.25전쟁의 폐허 속에서 교육만이 살길이라며 일어선 지식인들을 만날 수 있다.
당시 대학생, 고등학생들은 마을 단위의 대학을 만들어 사랑방이나 헛간에 불을 밝히고 한글을 가르치며 교육열이 열화와 같이 타올랐고, 현재의 낙산마을과 화포사이의 대원석재 위치에 논을 조금 높여 약 100여평 자리의 근공병학교에 버려진 널빤지와 목재 등으로 20여평의 학교를 지었으며 그것이 오늘의 한림중학교 모태라고 전해진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 시작한 한림중학교는 열화와 같은 교육열이 있었기에 오늘과 같이 번영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속에는 교육에 대한 사랑과 더불어 사제간의 사랑이 살아 숨쉰다.
오랜 역사를 고이 간직해 온 한림중학교에서 나는 가늘지만 강한 생명의 소리를 듣는다.
10여년이 지나 만난 친구끼리 서로 손을 잡으며 기뻐하는 그 사랑속에서 또, 현 김의영 교장선생님께 어쩔 줄 몰라하며 감사함을 전하는 제자의 태도속에서 나는 결코 멈출 수 없는 '한림중학교의 숨소리'를 들었다. 이 숨소리는 조심스럽게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열어야만 들을 수 있는 가늘지만 아주 힘 있고, 위엄 있는 소리다.
총동문회 개최를 돕기 위해 일찍부터 나와 봉사하는 한림중학교 스카우트 대원들의 모습도 이 숨소리를 따라 흐르고 있다.
언젠간 추억이 기다림이 되고 그리움으로 수놓을 때 나도 친구들과 손을 잡으며 기뻐하고, 은사님에게 감사함을 어쩔줄 모르게 전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배한비 기자(한림중 3년) /2004년 08월 15일
